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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들이 사랑하는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의 영화, 로얄 테넌바움. 앤더슨 감독 작인 줄 모르고 보다가 "어, 이거 호텔 부다페스트랑 분위기가 비슷한데?"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호텔 부다 페스트에서 등장하는 많은 것들이 이 영화에서도 모습을 비춘다. 콧수염 난 할아버지 캐릭터부터 시작해서, 호텔 벨 보이라던가, 색감이라던가, 음악이라던가. 영국식 블랙 유머라던가.


등장인물부터 설정이 독특하다. 어릴 때부터 천재라고 불려온 세 남매. 첫째 차스는 아버지와의 총 놀이에서 생긴 상처를 평생 품고 살아간다. 둘째 마고는 테넌바움가에 입양된 아이로, 가족에게서 소속감을 느끼지 않아 사랑을 찾아 여러 곳을 떠돌아다닌다. 셋째 리치는 두각을 나타낸 테니스를 어떤 일을 계기로 그만두고 누나 마고한테 느끼는 감정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 돈은 많지만 가족에게 무심하고 본인의 위신을 세우는데 급급한 형편없는 아버지. 사실 이 네 명 외에도 특색 넘치는 캐릭터들이 이 영화에선 차고 넘치지만, 다 묘사했다간 이 영화의 재미를 반은 없앨 것 같아서. 이 말 많고 탈 많은 가족은 서로로 인해 상처를 받지만, 결국 서로를 통해 삶을 살아갈 의지를 갖는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을 불호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롤링스톤즈나 비틀스 같은 브릿팝 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