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꽃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는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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